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 주절이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개여울 (김소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 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해작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붓 한 자루 (이광수)
붓 한 자루
나와 일생을 같이 하랸다.
무거운 은혜
인생에서 받은 갖가지 은혜,
어찌나 갚으리
무엇해서 갚으리? 망연해도
쓰린 가슴을
보듬고 가는 나그네 무리,
쉬어나 가게
내 하는 이야기를 듣고나 가게
붓 한 자루야
우리는 이야기나 써볼 까이나.
'♧ 우청갤러리 > ♣ 서예'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經시경』「邶패」匏有苦葉포유고엽 중에서 한글서예 민체와 전각으로 작품~~ (0) | 2020.07.10 |
---|---|
"백설이 잦아진 골에..." "십년을 경영하여..." "정읍"을 한글서예 민체로 가로작품하다 (0) | 2020.05.08 |
윤동주 님의 시 "새로운 길"을 한글서예 민체로 작품~~ (0) | 2020.03.29 |
이조년 님의 옛시조를 한글서예의 여러 체로 작품하다~~ (0) | 2020.03.20 |
김성최 님의 옛시조를 한글서예 민체로 작품하다~~ (0) | 2020.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