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피어난 창가의 밝은 달

뜨락 반쯤 잔디 위로 서늘하게 달빛 비쳐

창을 지른 매화가지 흰 비단을 짜놓은 듯.

 

찬 그림자 고요히 바라보니 흰 눈빛 비추이고

옅은 향 살짝 맡자 기우는 저 별님.

 

시선 맑은 서호에서 사라지는 속된 생각

흥이 이는 동각에서 찾아오질 않는 잠.

 

 

화공들 비웃나니 시인들은 냉담해서

매화는 젖혀두고 산다만 마주한다고.

 

半庭涼月照烟莎(반정량월조연사)   一枝橫窓綴素紗(일지횡창철소사)

靜看寒影雪相映(정간한영설상영)   細聞幽香參欲斜(세문유향삼욕사)

眼淨西湖絶塵想(안정서호절진상)   興動東閣無眠魔(흥동동각무면마)

畵工應笑騷人冷(화공응소소인랭)   鉤盡氷肝對雪茶(구진빙간대설다)

 

                                       (다섯 사람의 집현전 학사가 안평대군에게 바친 詩(原題 : 匪懈堂四十八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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