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봄을 생각하며

정호승 시 "벗에게 부탁함"을 

한글서예 민체로 작업해 보았습니다~^^

 

 

벗에게 부탁함(정호승)

 

벗이여

이제 나를 욕하더라도

올 봄에는

저 새 같은 놈

저 나무 같은 놈이라고 욕을 해다오

봄비가 내리고

먼 산에 진달래가 만발하면

벗이여

이제 나를 욕하더라도

저 꽃 같은 놈

저 봄비 같은 놈이라고 욕을 해다오

나는 때때로 잎보다 먼저 피어나는

꽃 같은 놈이 되고 싶다

 

 

                                                                                                            42 x 63

 

  

제목에 찍힌 도장  "사랑"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서출판 열림원, 정호승 시선집 102p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2015년 10월 17일부터 11월 15일까지 전주에서 열린다.

"기념공모전" 초대작가로 초대되어

정호승 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전문에서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를

캘리그라피로 작품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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