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기는 고운 유혜경 갤러리입니다~

 

 

 

 

고운 선생님께서 정지용님의 '향수' 전문을 글감으로

단아한 한글서예 궁체 정자로 국전지에 쓰신 작품~~

 

 

“향수”(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鄕 愁

 (徐廷柱 編著,『現代朝鮮名詩選』, pp.102~104, 溫文舍 檀記四二八三)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얘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활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든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傳說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의와

아무러치도 않고 여뿔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안해가

따가운 해ㅅ살을 등에지고 이삭 줏던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

알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집웅,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어 도란 도란거리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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