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끝자락에 핀 도봉산의 눈꽃
3월 25일 일요일
산악회에서는 수락산 산행 일정이 잡혀 있었다.
피곤이 누적된 탓인지 새벽에 일어날 수가 없어 친구에게 산행에 참여가 어렵겠다고
카톡을 보내고 다시 누웠다.
금방 온 답신에 친구도 산악회 산행에 참여를 못한다 하면서
늦으막하게 도봉산을 다녀오면 어떻겠냐고....하였다.
우리는 12시에 만나 도봉산 다락능선쪽으로 올라
만월암을 정점으로 하산코스를 잡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오랫만에 느낀 여유~~
늘 무리지어 하는 산행에 맞추어 그저 앞만 보고
또 생각할 여유도 없이 전진만이 산행의 전부였다.
그리고 떠들고 웃고....
때로는 많이 웃는 것도 좋지만 오늘은 조용하게 산을 오르면서
느끼는 여유가 더욱 마음을 풍요롭게 하였다.
수 없이 다닌 똑 같은 코스인데
새삼스럽게 보인 풍경과 때아닌 3월의 눈꽃을 보고
감탄사를 지르면서~~
천천히 둘러보면서 산행하는 그 맛이 또다른 행복을 가져다 주었다.
산아래에서는 봄을 준비하느라 나무들이 살짝 연두색 물기를 머금고,
꽃봉오리들은 알토랑같은 봉오리를 쑥 내밀고,
바람마저 봄기운을 한아름 안고 있는데...
다락능선을 올라서니 토요일에 내린 눈으로 눈꽃이 하얗게 피어
또다른 절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산아래에서 올라오는 봄을 시샘이라도 하듯이,
산위에서는 눈꽃을 피우고 아름다운 자태를 더욱 뽐내고 있었다.
만월암 스님이 쓰실 물을 운반하는 호스가 구멍이 났는지
쳔연분수를 이루면서 그 물줄기가 옆 나뭇가지에 계속 뿌려주니
고드름이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달려있어
그 아름다운 풍경을 등산객들이 사진에 담느라 야단이었다.
천연의 큰바위를 지붕삼아 암자를 지어 놓은 만월암은 그렇게 많이 지나왔건만
친구와 같이 또 한 번 그 절묘함에 놀라면서 도봉산을 내려왔다.
전철을 타기 위해 향하는 길에 봄꽃을 잔뜩 나열해 놓은
꽃파는 아저씨께 양해를 구하고 활짝 핀 봄꽃을 사진에 담았다.
오늘 산행은 느긋하게 주변의 전경을 감상하고,
정말 일요일다운 여유를 한껏 느끼면서
오로지 빨리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천천히의 중요함을 다시 한 번 새삼
깨닫게 하는 산행이 되었다.
빨리 달리므로 인하여 정녕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