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님의 "향수"를 한글서예 궁체정자와 민체, 한글전각으로 작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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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 위의 작품에 사용한 한글전각 작품
위의 작품에 사용한 꽃문양 전각작품
「향수」(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 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 도란거리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한글서예 궁체 정자와 민체를 응용하고
한글 "향수"와 꽃문양을 전각하여 콜라보하였다
기존의 작품 양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모색하고
익숙한 것에서 탈피하여 "낯설게 하기" 작업에 치중하였다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의 글씨 스타일과 "향수"의
한글전각이 잘 매치될 수 있도록 고심했고
궁체정자와 민체의 다른 두 면을 꽃문양을 새겨
연속찍기하여 두 면을 더욱 분리시키는 느낌을 부각시켰다
부각된 부분으로 인하여 행여 본 시의 흐름의 단절을
끝부분에서 연속찍기를 끊어 둘이 아닌 하나임을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