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서예 이론/♣ 이 론

字體, 書體, 書風, 筆體의 개념 정의

임우청 2014. 12. 27. 16:13

첫째, 字體의 정의

 

  '자체'는 글자의 형체이니 '자형'이라 할 수 있다. 자형의 구조는 일정한 공동 원칙에 부합하고, 점과 획의

 

형태와 조합방식은 공통적 특징을 갖춘 문자를 통상 '자체'라고 일컫는다. '자체'는 전적으로 문자발전 변천

 

에서 나타난 각종 특징적인 형체의 형식이다. 한자로 말하면, '六書'를 원칙으로 삼아 형성한 '자체'를 말한 

 

다. 예를 들면, 갑골문 · 대전 · 소전 등은 古文字에 속하고, 예서 이후부터 한자는 단순한 문자부호가 되었으

 

니, 이를 今文字라고 하며 예서 · 해서 · 초서 · 행서 등이 이에 속한다.

 

 

둘째, 書體의 정의

 

  '서체'는 '자체'를 서사한 형체이니, 이는 곧 문자를 필법에  따라 붓으로 서사함에 일정한 특징과 성정이

 

드러난 형체를 말한다. 우리가 서예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를 가리킨다. 따라서 '서체'란 서예의 각도에서 말

 

하면, 문자를 서사하는 중에 어떤 공통적인 특징이나 풍격을 갖춘 것을 가리킨다. 이는 다음과 같이 넓은 의

 

미와 좁은 의미로 나눌 수 있다.

 

  넓은 의미의 '서체'는 '자체'를 붓으로 서사함에 어떤 공통적인 특징을 갖추며 스스로 계통을 이룬 것을 가

 

리킨다. 예를 들면, 갑골문 · 금문 · 전서 · 예서 · 해서 등이 그러하다. '서체'는 '자체'의 형성과 발전에 따라

 

점차로 풍부해졌는데, 고대에서는 때때로 '자체'가 곧 '서체'였다. 그러나 서예가 아직 독립적 예술로 형성되

 

지  않았던 진 · 한시대 이래로부텨 '자체'가 기본적으로 정해지고, 서예가 점차로 독립적 예술로 발전함에

 

따라 '서체'는 비로소 '자체'와 분리되어 독립된 체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좁은 의미의 '서체'는 당나라 이후부터 어느 '자체'가 서예가의 손을 거쳐 독특한 필법으로 형상화되고, 용

 

필과 결구에서 일정한 체계를 이루며, 전형적인 규범과  개인의 독특한 심미관을 나타내어 역사의 검증을 거

 

친 글씨를 가리킨다. 예를 들면, 歐體 · 顔體 · 柳體 · 體 · 瘦金體 · 六分半書 등이 그러하다.

 

 

셋째, 書風의 정의

 

  서풍은 일종의 표현 형태로 서예작품 전체에 나타나는 대표적 특징이며, 이를 개인서풍과 시대서풍으로 나

 

눌 수 있다.

 

  개인서풍은 서예가의 주관적 특징과 작품의 내용, 그리고 필묵의 기교로 표현한 형질과 신채 등을 융합한

 

후에 나타나는 독특한 풍모를 가리킨다. 서예에서 가장 강구하는 것은 자신의 면모와 정신, 그리고 풍채가 있

 

는 것이며, 가장 배척하는 것은 남의 것만 모방하면서 그대로 따라가는 '奴書'이다. 따라서 서예가는 옛사람

 

을 융해하여 변화함에 있어서 자신의 독특한 예술 풍격이 나타나도록 표현하는 것을 강구해야 한다. 서예작

 

품에 선명한 예술 개성과 독창적인 풍격을 갖추고 있어야 비로소 진정한 서예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풍

 

격은 바로 그 사람을 그대로 나타낸다고 하겠다.

 

  시대풍격은 시대가 점차로 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서풍을 말한다. 이는 당시의 정치 · 경제 · 문화 · 

철학 · 종교 · 풍속 · 습관 · 문예사조 등 각 방면의 영향을 받는다. 한나라 말에 이르러 전서 · 예서 · 해서

 

· 행서 · 초서의 5가지 '서체'가 정비됨에 따라 '자체'와 '서체'가 서로 중복되고 합치되면서 발생하는 상황이

 

기본적으로 완성되었다. 이에 따라 서예의 풍격도 간단하게 '質文數遷', 즉 순박함과 연미함이 서로 번갈아

 

변하는 양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에 진입하게 되었다. 이후 진 · 당 · 송 · 원 · 명 · 청나라의 서풍이 다름

 

은 바로 이러한 시대서풍에서 비롯된 것이다.

 

 

넷째, 筆體의 정의

 

  '筆'자의 구조에서 보는 바와 같이 '筆'은 '竹'과 '聿'이 합쳐져서 된 글자이다. 『說文解字』에서는 '聿'에

 

대해 "글씨를 쓰는 도구이다. 진나라 이래 비로소 竹을 덧붙여 筆자가 되었다[所以書之具也, 秦以來始加竹以

 

作筆也]."라고 풀이하고 있다.『설문해자』의 이러한 설명을 통해 보았을 때 '筆'은 '書'와 마찬가지로 '聿(쓴

 

다)'의 뜻을 취해 이루어진 글자이므로 '書'와 '筆'은 사실상 같은 의미의 글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필

 

체'는 곧 '서체'와 같은 뜻이다.

 

 

  이상을 보면 '자체'는 주로 문자학 각도에서 말하는 것이고, '서체'는 주로 서예의 각도에서 말하는 것이며,

 

'서풍'은 서예작품에 나타난 풍격을 말한다.

 

 

「한글서체명칭통일 방안모색」(제1단계 명칭통일 백서), 한글서체명칭통일추진위원회, 곽노봉(동방대학원대학교 서화심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