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이 머무는 곳/♣ 나의 이야기

납폐의 예를 올리면서~(한글 혼서)

임우청 2014. 10. 27. 00:05

전통사회에서 행하던 혼인의 6가지 절차를 六禮육례라 하며, 그 첫번째는 納采납채, 두번째는 問名문명, 세번째는 納吉납길, 네번째는 納幣납폐, 다섯번째는 請期청기, 여섯번째는 親迎친영이라 한다.

육례의 의식은 중국 周주나라의 周公주공이 지은 것으로 알려진《儀禮의례》士婚禮사혼례에서 비롯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에 들어오면서 주자학을 숭상하였기 때문에 관혼상제의 의식은 철저하게《가례》에 의거하게 되었으며 그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혼인은 人倫之大事인륜지대사 중 하나이다.

그 인륜지대사 중 하나인 작은 아들의 혼인식이 2014년 11월 22일 토요일 11시 30분에 있을 예정이다

수확의 기쁨을 안겨주는 청명한 가을날 예비사돈댁에서 정중하게 예를 갖춘 예단이 왔다. 예비며느리인 현지가 정성드려 쓴 손편지도 함께~

편지지와 봉투에는 마른 꽃과 잎을 장식하여~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편지를 받으니 참 행복했다. 물론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참으로 기특하기만 하다^^

 

 

육례 중 네번째 납폐는 혼인할 때에, 사주단자의 교환이 끝난 후 청혼이 이루어진 증거로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예물을 보내거나 또는 그 예물을 말한다. 보통 밤에 푸른 비단과 붉은 비단을 혼서와 함께 함에 넣어 신부 집으로 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의 흐름에 맞추어  납폐의 예를 갖추고, 혼서와 봉투를 써서 정성스럽게 포장을 하였다. 이 절차에 포장된 비단보자기는 결국 시중에서 구입하였으니 이것도 또한 시대의 흐름인가~ 정성이 결여됨이 부끄럽다.

그리고 조금은 어색했지만 순원왕후어필의 봉투를 보면 근봉, 입납 등 한글이 자연스럽게 쓰여 있어 나는 개의치 않고 모든 형식을 한글로 썼다~

 

 

                             예물은 요즘의 추세로 준비하고~

 

 

   비단보자기로 싸아서~

 

 

상자에 담구요~

 

 

         한지로 포장하였다~

 

 

 

혼서를 정중하게 궁체 정자로 쓰고~

크기: 길이 36cm x 넓이 60cm

(9칸으로 접어 양쪽 한 칸씩을 비우고 7칸에 아래의 내용을 쓴다) 

 

▲ 나주 임공 채석 선생님께

         풍성한 결실을 마무리하는 즈음에

         귀댁의 평안하심을 앙축하옵니다

         저의 아들 중건이를 사랑으로

         받아 주시고 귀댁의 소중한 따님

         현지양을 아내로 맞이하도록

         허락하심은 저의 집안의

         큰 영광이옵니다

         이에 삼가 납폐의 예를

         갖추지 못하였으나 너그럽게

         살펴 주시기 바라옵니다

                 이천십사년 시월

                 파평 후인 윤태봉 드림

 

 

                         ▲ 혼서를 넣은 봉투의 앞과 뒤

 

 

▲ 혼서를 싸기 위해 시중에서 구한 비단보자기의 앞과 뒤

 

 

  ▲ 비단보자기에 싼 혼서를 근봉(謹封: 삼가 봉하다)이라 쓴 띠로 3군데 묶는다.

  크기: 길이 10cm 

 

 

                                         ▲ 이렇게 하여 마무리~

 

 

▼ 위의 준비한 것과 함께 보내기 위해 간소하게 준비한 음식~

 

 

 

 

함 사세요~~

함을 진 젊은이들이 골목에서 오징어 가면을 쓰고 함을 파는 모습이

요즘은 보이지 않는다. 

아들도 오늘 자동차로 실어 갔으니~

그런 정겨운 전통문화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중건이와 현지의 아름다운 동행을 위해 또 하나의 절차가 끝나고~

부디 사랑으로 만났으니 어려울 때나 힘들 때~

사랑으로 서로를 품어 용기를 주고~

서로를 인정하는 아름다운 삶을 위해 기도한다.

 

사돈댁에 결례가 되지나 않았는지~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정성으로 받아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