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 등(燈)과 부채
제9회 2013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서 "뿌리와 바람"을 주제로 기획한 프로그램 중에서
「모빌 서예전」에 초대되었다.
비엔날레측에서 보내온 재료를 보니 한지 등(燈) 3개와 나비모양의 부채 2개였다.
일단 재료를 확인한 후 지난 전시회를 쭉 다녀보면서 느낀 비엔날레 전시의 특성을 떠올리며
며칠을 머리 속으로만 구상을 해 보았다.
현대의 생활공간에 어울리는 응용서예로 모빌 작품을 제작하여 생활 속에서 서예작품 전시공간의
다양화를 추구하고 새로운 전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하여 「모빌 서예전」을 기획한 취지와 부합되고,
또 비엔날레측에서 부탁한 최대한 인테리어 디자인적인 요소를 가미한 작품과
그리고 작품이 공간에 매달려 대기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모빌의 특성을 살리고,
전기 등(燈)으로 활용을 고려하면서 공간적 입체구성을 어떻게 잘 나타낼 것인지 고민이 되었다.
먼저 3개의 한지 등(燈)은 흰색 바탕에 마블링 작업을 하기로 하고, 글감을 골라서
민체로 쓰기로 했다.
재료인 한지가 불을 밝히는데 가까운 특성을 가지고 있어 물감이나 먹물 작업에는 용이하지
않아서 조금은 힘이 들었다.
평면으로 작품을 먼저 구성하여 마블링 작업이 끝난 등(燈)에 글감을 옮겼다.
大(둘레 107 * 높이 40)의 글감은 황금찬님의 「꽃의 말」 중에서
‘사람아 입이 꽃처럼 고아라’를 썼다.
中(둘레 89 * 높이 35)은 사랑을 글감으로 표현하고...
小(둘레 64 * 높이 25)의 글감으로는 ‘함께 걸어요’를 표현하였다.
부채작품은 2개의 부채를 나비모양으로 묶어 전시한다 하여 김상용님의 「남으로 창을 내겠소」 중에서 ‘왜 사냐건 웃지요’ 3연의 글감을 가지고 한쌍을 이루게 작품을 해 보았다.
어떠하든 작품을 완성하여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 보내고 나니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보내온 재료로만 작품을 끝내지 않고 시중에서 재료를 구해 더 작업을 해 보았으면 좀더
괜찮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ㅎ ㅎ